Tyler Rasch Instagram – 겉모습만 보고, 흔히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면 참 오해가 많이 생겨요. 예를 들어 대나무가 나무가 아니라는 것? 사실 풀이에요. 잔디 같은 거라서 벼과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제가 그동안 참 많이 속았구나 싶었어요. 잘 생각해 보면 분명히 나무가 아닌 게 뻔했는데 말이에요? 하지만 항상 나무나무거리니까 의심 한 번도 안했던 거죠. 대나무를 일단 풀처럼 빨리 자라잖아요? 땅 속에서로부터 죽순이 뿅뿅 풀처럼 쏫아올라오고요. 대나무를 다 큰 걸 잘라서 보면 속이 비어 있잖아요? 속이 비어 있는 나무는 있을 수 없어요. 나무는 잘랐을 때 심이 안에서부터 올라오면서 계속 겹겹이 쌓여요. 심 안에 심이 있고, 그 안에 또 있고. 그러니까 나무 그루터기에 원형 나무결이 보이고 원목 가구에 결이 있는 것이고 그 무늬를 따서 장판에도 결이 있는 거예요. 대나무는 그 나무스러운 것 다 없어요! 그냥 비어 있어요. 혹시 길게 자란 잔디나 강아지풀 같은 풀을 따보셨으면 아실 텐데 그 속이 역시 비어 있어요. 풀이에요 풀. 이런 걸 다 살면서 분명히 경험해 왔는데도 눈치 채지 못했어요. 이름에 “나무”가 들어 있어서 단 한 푼의 의심을 못하고 나무라고 믿어버렸죠. 겉모습만 보고 이름 붙이는 것만 가지고는 세상에 제대로 알 수 있는 게 정말 하나도 없나 봐요.
#타일러의생각 #타일러 #타일러라쉬 #tylerrasch #대나무 | Posted on 10/Aug/2022 07:53:09