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ohn Mi-na Instagram – 스페인은 정말 이상했던 하루가 저물어가는 중입니다. 포스팅한 영상은, 긴 정전 끝에 불이 들어오자 창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와 찍어 본 것인데요, 불 밝힌 거리 풍경이 세상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을까요.
정오 쯤이었나, 갑자기 길거리 풍경이 낯설다 싶더니 약속이 있던 은행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다 밖에 나와있고 내부는 불이 꺼진 상태로 경비 아저씨가 업무 불가라고 문을 닫아 버렸고, 누군가 전기가 나갔으니 잠시 후 다시 오라 하더군요.
한바퀴 돌면서 시간을 때우려고 걷기 시작했는데, 그 어떤 상점도 카페도 손님을 받을 수 없다면서 모두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길에 나와 서성였고.., 근 한시간이 지난 후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전화는 먹통이 되었고 인터넷도 끊어졌고, 전기가 없으니 요리는 커녕 물도 끓일 수 없고, 쇼핑도 할 수 없고, 식당도 갈 수 없고, 일을 할 수도 없고, 심지어 언제 전기가 돌아올지 몰라 전화기도 컴퓨터도 일단 다 꺼 놓아 만약을 대비해야 했고요.
뉴스도 접할 길이 없고, 친구 중에 안부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고, 결제 시스템이 작동 안 하니 슈퍼마켓도 식당도 문을 닫았고 지하철 기차 비행기 .. 온 나라가, 모두가, 세상이 일단 멈춤.
해가 진 후에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동네 철물점으로 달려가 보았지만 손전등이나 배터리, 초 같은 것들은 이미 동이 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.
다행히 얼마 전 선물받은 초가 있어 불을 밝히고 마인드 컨트롤 차원에서 서랍 정리정돈… 물론 음악 대신 적막함이 온 집안에 가득….
이 난리가 벌어진 지 근 10시간 만에 다행히 바르셀로나는 조금씩 전기와 통신이 복구되는 중인데, 여행객들은 매우 당황스러우실 것 같아요. 기차역에서 자는 사람들도 많고 수백 건의 비행편이 취소되었다 하더라고요.
병원이나 요양원, 외진 곳에 계신 분들, 엘리베이터나 기차 등에 갇힌 사람들은 또 어떨지. 집까지 몇 시간씩 걸어간 사람들도 많다던데… 내일 날이 밝으면 어떤 소식들이 들려올 지 알 수 없고 걱정이 됩니다.
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, 언제 다시 이런 일이 있을지 불안하고… (코로나 때 한번 놀란 우리… 트라우마 생긴 거 같아요 … 🥺 심지어 코로나 때도 전기와 인터넷은 그대로 있었기에… 이건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) 개인적으로는 오늘부터 3일간, 비지니스 미팅들과 할 일이 빼곡했는데 다 리셋이 필요한 상황. 하… ;; 참… 난감하네요.
작년 홍수 때부터 시작해 줄줄이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이어지는… ;;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 이렇게 난관의 연속인지. 부디 큰 피해 없이 여러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어야 할, 기억에 남을 밤입니다. 스페인에 여행 오신 분들, 당황스러우실 텐데 문제 없이 위기 넘기시길 빌어요. 🙏🙏🙏
#스페인 #바르셀로나 #정전 | Posted on 29/Apr/2025 03:09:55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