Lee Oi-soo Instagram – 안녕하세요 큰아들 한얼입니다
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
어린시절 아버지와의 일화가 떠올라요
5살때였어요
슬레이트 지붕 아래
네 식구가 한 방에서 자던 시절이었죠
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이었어요
갑자기 크리스마스 트리가 갖고 싶었던 저는
우리집은 왜 트리가 없냐며
떼를 썼었어요
아버지는 난감하셨을거에요
쌀 살 돈도 없는데 크리스마스 트리라뇨
한 번 쓰고 버릴 물건인데 당치도 않죠
하지만 어린 전 트리가 너무 갖고 싶었고
울면서 떼를 쓰다 잠이 들었어요
그런데 아침이 되자
아버지가 저를 흔들어 깨웠어요
“아들아 이거봐 트리야”
눈을 뜨니 정말 눈 앞에 트리가 있었어요
그건 제 머리맡에 그려진 그림이었어요
아버지가 밤새 벽지 위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그리셨던거에요
아버지와 전 두 팔을 들고 소리쳤죠
“메리 크리스마스!”
그날 밤 아마도
아버진 잠든 저희를 보며
본인은 가난해도
가족들에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셨을거에요
그리고 조심히 붓을 들어
어린 두 아들이 깰까봐
불도 켜지 못한채 어둠 속에서
그림을 그리셨을테죠
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전
그 트리가 생각 나요
나무의 모양과
장신구들의 빛깔과
미소짓던 아버지의 표정까지
아직도 선명해요
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리가
제 마음 속에 심어진 기분이에요
아버지가 그려주신 이 트리를
이제는 제가 아버지 머리 맡에 놓아드리고 싶어요
그리고 두 팔 벌려 외치고 싶어요
“메리 크리스마스!” | Posted on 25/Dec/2021 05:49:34